매일 쓰는 경영 이야기

다 열심히 하는데 회사가 안 바뀝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택과 집중)

임종은 컨설턴트 2026. 6. 14. 00:25

열 가지를 다 하는데 회사가 안 바뀐다면, 더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아홉 가지를 잠시 손에서 놓아야 합니다. 이번 주에 우리 회사가 못 넘고 있는 벽을 딱 하나만 고르고, 거기에 모든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작은 회사는 자원이 적어서 애초에 흩뿌릴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선택과 포기, 그것이 전략의 전부입니다.

왜 '다 하는데' 안 바뀔까요?
가장 아쉬운 순간은 '바쁜데 안 바뀌는' 회사입니다. 마케팅도 늘리고, 사람도 뽑고, 신제품도 내고, 시스템도 손보고, 열 가지를 동시에 굴립니다. 대표님은 누구보다 부지런합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 제자리입니다. 부족한 것은 노력이 아닙니다. 힘이 열 군데로 흩어져, 어디에도 임계점을 넘길 만큼 모이지 않은 것입니다.

"매출 2배"는 전략인가요?
아닙니다. 많은 대표님이 "올해 매출 2배"를 전략이라 부르지만, 그것은 목표, 더 정확히는 바람입니다. 리처드 루멜트(Richard P. Rumelt)는 분명히 가릅니다. 목표는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이고, 전략은 그 목적지로 가는 길을 막는 단 하나의 장애물을 골라 거기에 힘을 다 모으는 것입니다. 그는 그 장애물을 크럭스(crux) "등반에서 루트 전체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한 구간"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매출 2배입니다"라고 하시면, 저는 부드럽게 되묻습니다. "그건 결과입니다. 그 결과를 막고 있는 벽은 무엇입니까?" 목표를 외칠 때는 가슴이 뜨거워지지만, 벽을 물으면 막막해집니다. 그 막막함이 좋은 신호입니다. 뜨거운 목표는 의지를 주지만 길을 주지는 않습니다. 전략은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이 아니라, 머리를 차갑게 하는 일입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더 그런가요?
훨씬 더 절박합니다. 큰 회사는 자원이 많아 열 군데에 나눠 써도 각 군데에 어느 정도 힘이 갑니다. 그러나 작은 회사는 사람도, 돈도, 대표님의 시간도 빠듯합니다. 그 적은 자원을 열 군데로 나누면, 어느 한 곳도 벽을 넘길 만큼 모이지 않습니다. 물을 생각해 보십시오. 같은 양의 물도 열 군데에 뿌리면 증발하지만, 한 곳에 모으면 바위도 뚫습니다. 자원이 적다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집중을 강제하는 조건입니다. 다 하려는 작은 회사는 다 하는 큰 회사에 반드시 집니다. 하나만 하는 작은 회사가, 그 하나에서는 큰 회사를 이깁니다.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열 가지를 굴리면 대표님은 늘 바쁘고, 그 바쁨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착각을 줍니다. 그러나 바쁜 것과 나아가는 것은 다릅니다. 분주함을 성과로 착각하지 마십시오. 진짜 성과는 무엇이 깨졌는가로 측정됩니다.

고르는 것과 놓는 것, 무엇이 더 어렵나요?
놓는 것입니다. 벽 하나를 고르는 것은 그래도 할 만합니다. 진짜 고통은 나머지 아홉을 손에서 놓는 것입니다. 다 중요해 보이고 다 급해 보이니까요.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포기 없는 집중은 집중이 아닙니다. 다 손에 쥐고서 하나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입니다. 다만 포기가 영원한 폐기는 아닙니다. 지금 놓는 아홉 가지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고른 하나를 깨고 나면, 그때 다음 하나를 집으면 됩니다. 한 번에 하나씩 깊게, 그것이 열 가지를 동시에 얕게 하는 것보다 1년 뒤에 훨씬 멀리 가는 길입니다.

실제 사례: 셋을 멈추니 전부가 빨라진 회사
제가 만난 한 대표님은 신제품, 온라인 채널, 신규 채용, 매장 리뉴얼을 동시에 밀고 있었습니다. 다 1년째 제자리였습니다. 함께 벽을 찾아보니, 진짜 병목은 기존 제품의 재구매율이었습니다. 새 고객을 아무리 데려와도 두 번째 구매가 일어나지 않으니 밑 빠진 독이었던 것입니다. 대표님은 큰 결심을 하고 나머지 셋을 반년간 멈췄습니다. 그리고 재구매 하나에만 모든 힘을 쏟았습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반년 뒤 재구매율이 오르자 멈춰 두었던 채널 확장이 그제야 진짜 효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순서를 지켰더니, 오히려 전부가 빨라진 것입니다.

오늘 바로 할 수 있는 한 가지
오늘 저녁, 지금 동시에 굴리고 있는 일들을 종이에 다 적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중 딱 하나에만 동그라미를 치십시오. 매출 같은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막고 있는 벽으로요. "매출"이라고 답하고 싶어지면 한 번 더 되물으십시오. "그건 결과다. 그 결과를 막고 있는 벽은 무엇인가?" 동그라미 친 그 하나에 이번 주의 시간과 사람과 돈을 모으고, 나머지는 줄을 그어 잠시 덮어 두십시오. 줄을 긋는 그 손이 떨릴 것입니다. 그 떨림이, 대표님이 처음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목표는 회사를 바꾸지 못합니다. 열 가지를 얕게 하던 대표님이 한 가지를 깊게 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그 순간, 회사가 바뀝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목표(매출 2배)와 전략은 뭐가 다른가요?
A. 목표는 '가고 싶은 목적지', 전략은 '그 길을 막는 단 하나의 벽(크럭스)을 골라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목표만 외치면 의지는 생겨도 길은 안 보입니다.

Q. 벽이 매출 자체면 어떡하나요?
A. 매출은 결과지 벽이 아닙니다. 한 번 더 물으십시오. 매출을 막는 게 영업력인지, 제품인지, 재구매인지, 대표 자신이 일을 못 놓는 것인지. 그 답이 진짜 벽입니다.

Q. 멈춘 아홉 개에서 사고가 나면요?
A. 포기는 폐기가 아니라 순서 미루기입니다. 최소 유지선만 두고, 고른 하나를 깬 뒤 다음을 집으십시오. 사례의 회사도 셋을 '멈췄다' 다시 켜서 더 빨라졌습니다.

Q. 하나만 파면 너무 느리지 않나요?
A. 반대입니다. 열 개를 얕게 굴리면 1년 뒤 깨진 벽이 하나도 없고, 하나를 깊게 파면 1년 뒤 단단한 벽 하나가 무너져 있습니다. 분주함이 아니라 '무엇이 깨졌나'로 재십시오.


글쓴이: 가인지컨설팅그룹 임종은 연구원. 직원 100명 이하 언더백 기업의 경영을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