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보다 먼저 겪는 경영 컨설턴트, 임종은입니다. 오늘도 제가 먼저 현장에서 부딪히고 왔습니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그대로 남기겠습니다. 대표님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건너뛰시면 됩니다. 오늘 저는 10인 규모의 한 회사에서 하반기 목표 지표를 선정하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B사라 부르겠습니다.
먼저 답부터 드리겠습니다. 목표가 흐지부지되는 이유는 목표를 안 세워서가 아닙니다. 세우는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기간을 돌아보는 피드백 없이 세웠거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세웠거나. 오늘 제가 확인한 것이 정확히 이 두 가지였습니다.
시작 전에: 이 회사는 어떤 상태였나 (MBM에서 MBO로)
B사에는 상반기에도 목표가 있었습니다. 대표님이 정한 사업계획이 있었고, 전사 목표와 팀별 목표까지 다 세워져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다시 들여다보지 않았고, 결국 흐르던 대로 일이 흘러갔습니다. 대표님이 한 명 한 명 관리한 것이지요. 이런 상태를 저는 사람에 의한 관리, MBM(Management By Man)이라고 부릅니다. 회사가 대표님의 판단과 그날의 감각으로 굴러가는 것입니다. 10인 이하일 때는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대표님이 모든 것을 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늘고 공석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이 방식이 삐걱댑니다. 대표님 머릿속에만 있는 우선순위를 구성원들이 알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표에 의한 관리, MBO(Management By Objective)로 넘어가야 합니다(피터 드러커가 제시한 개념입니다). 전사 목표가 있고, 각 팀의 목표가 그 전사 목표와 실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B사는 저와 함께 조직 관리와 내부 시스템, 대표님의 리더십을 다져왔고, 3분기를 열면서 드디어 그 전환을 시도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해야 하는 것: 목표를 세우기 전에 피드백부터입니다
많은 대표님이 새 분기가 되면 곧장 새 목표를 세우려 하십니다. 그런데 피드백(Feedback)과 피드포워드(Feedforward)는 한 묶음입니다. 지난 것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갈 곳만 정하면, 그 목표는 근거 없는 희망이 됩니다. 오늘 B사에서는 목표를 정하기 전에 네 가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1)우리가 지난 반기에 잘한 것은 무엇인가. 2)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3)그렇다면 다소 아쉬웠던 것은 무엇인가. 4)그 근거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네 가지를 지나온 뒤에야 마지막 질문을 던집니다. 5)그렇다면 우리는 다음에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바로 그 집중의 영역을 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는 목표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목표는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이 아니라, 우리가 힘을 쏟기로 선택한 영역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할 수 없습니다. 10인 조직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 무엇에 집중할지를 골라 그것을 지표로 삼고, 거기에 에너지를 몰아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 현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경영진이나 리더가 목표를 다 만들어 놓고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놓치는 것이 생깁니다. 대표님이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대표님이 아무리 유능해도 각 구성원이 매일 부딪히는 현실의 세부까지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B사에서 제가 쓴 방법을 그대로 남겨 드립니다. 저는 구성원들을 만나기 전에 대표님과 먼저 목표 지표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순서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저는 그 초안을 '우리가 이렇게 정했습니다'라고 내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표님과 함께 초안을 도출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여러분의 상황을 다 알고 만든 것이라 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고쳐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세 가지를 물었습니다. 1)지금 우리가 실제로 힘을 쏟고 있는 영역은 무엇인가. 2)앞으로 어디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3)반대로 어디는 힘을 좀 빼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결과가 좋았습니다. 저와 대표님이 넣어둔 지표 중에 빼야 할 것이 실제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희 둘 다 생각하지 못했던 중요한 영역이 새로 발견됐습니다. 만약 초안을 그대로 통보했다면, 그 두 가지는 영영 몰랐을 것입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고쳐주셔야 한다'는 말 한마디에 있습니다. 초안을 내미는 것과 정답을 내미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초안은 고칠 수 있는 것이고, 정답은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고친 것을 자기 것이라 여깁니다.
덤: 전사 목표와 팀 목표를 잇는 법
목표에 의한 관리에서 진짜 승부처는 전사 목표와 팀 목표가 실제로 연결되어 있느냐입니다. 많은 회사가 전사 목표를 세우고, 그 아래 팀별 목표를 각자 세우게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팀 목표를 다 달성했는데 전사 목표는 미달인 일이 벌어집니다. 팀 목표가 전사 목표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각 팀이 원래 하던 일을 목표처럼 적어 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팀 목표를 적기 전에 이 질문을 먼저 던지게 합니다. 우리 팀이 이 지표를 달성하면, 전사 목표의 어느 부분이 얼마나 움직이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팀 목표는 목표가 아니라 업무 목록입니다. 반대로 이 질문에 답이 나오면, 그 팀은 자기 일이 회사 전체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스스로 알게 됩니다. 그 앎이 곧 몰입입니다.
왜 10인 조직에서 이 전환이 결정적인가
10인 언저리가 바로 이 전환의 분기점입니다. 5인일 때는 목표가 없어도 굴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표님이 다 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인원이 늘어나고 공석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대표님이 못 보는 영역이 생깁니다. 그때부터 사람에 의한 관리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대표님은 여전히 열심히 하는데, 구성원들은 무엇이 중요한지 몰라 각자 옳다고 믿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흔한 실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MBO로 넘어가겠다며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서랍에 넣어 두는 것입니다. B사의 상반기가 정확히 그랬습니다. 목표는 세우는 순간에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다시 꺼내 보는 리듬 속에서 살아납니다.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목표를 다시 보는 날을 캘린더에 먼저 잡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의 정리, 네 줄
- 목표가 흐지부지되는 것은 안 세워서가 아니라 세우는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 해야 할 것은 피드백입니다.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근거와 함께 돌아본 뒤에 목표를 정하십시오.
- 목표는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이 아니라, 힘을 쏟기로 선택한 영역입니다.
-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일방적 전달입니다. 초안을 내밀되 '고쳐 달라'고 하십시오.
대표님이 오늘 하실 것 하나
오늘 딱 하나만 해 보십시오. 지금 우리 회사의 하반기 목표를 꺼내 놓고, 이렇게 자문해 보시는 것입니다. 이 목표에 구성원들의 현장 이야기가 정말 반영되어 있는가. 리더가 보는 현실과 구성원이 매일 부딪히는 현실 사이에는 반드시 틈이 있습니다. 그 틈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세운 목표라면, 우리는 지금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거창한 워크샵을 여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회의에서 우리 목표 초안을 화면에 띄우고 이 한마디만 해 보십시오. "이거 제가 만들어 봤는데, 여러분이 좀 고쳐주십시오." 그 한마디에서 대표님이 못 보던 것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쳐진 목표는, 더 이상 대표님 혼자 지고 가는 짐이 아니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MBM과 MBO는 무엇이 다른가요?
A. MBM은 대표님의 판단과 그날의 감각으로 회사가 굴러가는 것이고, MBO는 전사 목표가 있고 각 팀 목표가 거기에 실제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10인 언저리가 전환의 분기점입니다.
Q. 목표를 세우기 전에 왜 피드백이 먼저인가요?
A.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는 한 묶음이라, 지난 것을 근거와 함께 돌아보지 않고 갈 곳만 정하면 그 목표는 근거 없는 희망이 됩니다.
Q. 팀 목표가 제대로 세워졌는지 어떻게 아나요?
A. "우리 팀이 이 지표를 달성하면 전사 목표의 어느 부분이 얼마나 움직이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답하지 못하면 그건 목표가 아니라 업무 목록입니다.
Q. 목표를 세웠는데도 안 지켜집니다.
A. 목표는 세우는 순간이 아니라 다시 꺼내 보는 리듬 속에서 살아납니다. 목표를 세우기 전에 '목표를 다시 보는 날'을 캘린더에 먼저 잡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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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가인지컨설팅그룹 임종은 연구원. 직원 100명 이하 언더백 기업의 경영을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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